8번 실패하고 9번째에 성공한 회사 — 토스, Notion, Airbnb의 바닥 구간

이 글의 결론

  • 세 회사 모두 지금의 사업은 처음 하려던 사업이 아니다. 토스는 9번째 제품, Notion은 코드를 전부 버리고 다시 썼고, Airbnb는 시리얼을 팔아 버텼다.
  • 공통된 초기 전술은 하나다. 스케일하지 않는 방법으로 첫 사용자를 직접 만든 것. 집을 방문하고, 이메일을 한 통씩 보내고, 트위터에 직접 답했다.
  • 토스는 2015년 말 사용자당 월 수익이 마이너스 2,700원이었다. 수익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성장이 곧 손실이었다.

큰 회사의 창업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그들을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점에 그들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보기 위해서다. 지금 시점의 전략은 지금의 자본과 인력이 전제라 복사할 수 없지만, 0에서 1로 가던 구간의 행동은 규모와 무관하다.

1. 토스 — 9번째 제품이 성공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창업자 이승건은 치과의사 출신이다. 토스 이전에 약 5~6년간 8번 창업을 시도해 전부 실패했다. 확인된 실패 제품 중 하나는 오프라인 만남을 기록하는 SNS였는데, 1년 6개월, 2억 2,000만원을 쓰고 접었다.

가설 검증에 2일, 1만원

9번째 아이템에서 방식이 달라졌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사람들이 간편 송금을 원한다”는 가설을 2일, 1만원으로 검증했다. 그다음 티저 홈페이지 링크를 트위터에 올렸다.

4시간리트윗 1,000회 초과
3일신청자 2,000명
8번직전까지의 실패 횟수
1만원가설 검증 비용

직전 3년간 만든 제품들에서는 본 적 없던 반응이었다. 여기서 배울 점은 “트위터에 올리자”가 아니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최소 형태를 만든 것이다. 티저 페이지 하나가 8번의 실패보다 많은 정보를 줬다.

죽을 뻔한 구간: 규제

시점 일어난 일
2013.12 베타 티저 홈페이지 오픈
2014.4 서비스 중단 — 은행 CMS망을 송금에 쓰는 것이 막힘
2015.1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으로 합법 확인
2015.2 정식 출시
2017.2 SC제일은행이 정산 게이트웨이 개방 — 은행망 확보에 3년 더 걸림

흥미로운 점은, 관련 규정이 “자동납부 용도”만 명시하고 송금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는데도 막혔다는 것이다. 명시적으로 허용된 것만 할 수 있는 구조에서 새로운 것을 하려면, 제품을 만드는 시간보다 규정 해석을 받아내는 시간이 더 길 수 있다는 사례다.

유닛 이코노믹스가 깨져 있었다 — 이 부분이 가장 실용적이다

항목 2015년 말 수치
송금 1건당 비용 400~500원
사용자당 월 수익(AMPU) -2,700원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였다. 여기서 토스는 송금 수수료 모델을 포기하고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방향을 바꿨다. 송금은 고객을 모으는 입구로 두고, 수익은 다른 곳에서 내는 구조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사업이 “사용자가 더 늘면 규모의 경제로 해결된다”고 믿다가 끝나기 때문이다. 건당 비용이 고정적이고 건당 수익이 그보다 작으면, 규모는 문제를 키운다.

그리고 9년 뒤

시점 실적
2024년 첫 연간 흑자 213억원
2025년 1분기 순이익 약 488억원 (2024년 1분기 -182억원)
2025년 1분기 매출 5,679억원 (+29.1%)
토스 앱 MAU 2,480만 (+29%)

다만 자회사 중 토스플레이스 -164억, 토스페이먼츠 -43억, VCNC -25억은 여전히 적자였다. 전체가 흑자여도 부문별로는 갈린다는 점을 같이 봐야 한다.

“40개의 사일로가 있는데 이를 달성하는 팀은 2팀뿐이다. 나머지 38개는 실패한다.”이승건 — 강연 정리 (실패율을 전제로 조직을 설계한다는 취지)

2. Notion — 코드를 전부 버리고 교토로 갔다

Notion은 2013년 “비개발자가 직접 앱을 만드는 도구”로 시작했다. 엔젤 투자 약 2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실패했다. 창업자 Ivan Zhao가 밝힌 이유는 단순했다.

“It didn’t work because the product was not understandable for most people.”Ivan Zhao, Notion 창업자

피벗의 방향이 영리했다. “앱 만드는 도구”를 파는 대신, 이미 모두가 아는 것(문서·노트)에서 출발해 그 안에 프로그래밍 능력을 숨기는 쪽으로 바꿨다. 같은 기능을 파는데,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입구를 바꾼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전부 다시 썼다

당시 쓰던 Google Web Components 프레임워크가 불안정해 크래시와 데이터 손실이 발생했다. Zhao는 코드베이스를 전부 폐기하고 React로 다시 썼다.

“And that feels like—fuck it. Let’s just reset this.”Ivan Zhao

자금이 바닥난 구간

2015년, 동료 전원을 정리해고하고 Zhao와 Simon Last 둘만 남았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 교토로 이전했다. 생활비가 절반 이하였다. 작은 임대 주택에서 하루 18시간 작업했다. Zhao의 어머니가 회사에 15만 달러를 대여했다.

2016년 3월 Notion 1.0이 출시됐다. 초기 사용자는 엔젤 투자자 Naval Ravikant의 SNS 영향력으로 Product Hunt 트래픽을 확보하고, Zhao가 제품 개발과 고객 지원을 동시에 하면서 Twitter에서 초기 사용자에게 일일이 답했다. 그 대화에서 파악한 사용 사례가 2.0 설계에 반영됐다.

출처 주의: 교토 재작성 스토리의 가장 상세한 원본은 Sequoia Capital의 기업 소개 글입니다. Sequoia는 Notion 투자자이므로 이해관계가 있는 홍보성 자료로 읽어야 합니다. Notion의 매출 수치(Forbes 2024년 $250M 추정 등)는 전부 추정치이며 회사가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3. Airbnb — 시리얼을 팔아 3만 달러를 만들었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리던 기간에 창업자들은 자기 집 거실에 에어매트리스 3개와 아침식사를 놓고 팔았다. 첫 손님 3명이 각 80달러를 냈다. 2008년 8월 “Airbed & Breakfast”로 정식 출시했지만, 초기엔 “콘퍼런스 숙박” 한정 포지셔닝이었다.

자금이 바닥난 구간: 시리얼

2008년 미국 대선 시기, 창업자들은 Obama O’s와 Cap’n McCain’s라는 시리얼을 만들었다. 각 500박스, 총 약 1,000박스를 원가 4달러짜리를 개당 40달러에 팔아 약 3만 달러를 조달했다. 남은 Cap’n McCain’s로는 끼니를 해결했다.

“At this point I am $25,000 in credit card debt.”Brian Chesky — CNBC

2009년 1월 주간 수수료 수입은 734달러였다. 생활비를 겨우 덮는 수준(“라면 수익성”)을 향해 접근하던 시점이다. Y Combinator에서 받은 돈은 2만 달러, 지분 6%였다.

초기 사용자를 만든 방법 — 전부 스케일하지 않는 일이었다

전술 내용 성격
Craigslist 이중 게시 Airbnb에 올린 매물이 Craigslist에도 자동 게시되게 봇을 만듦 기술 편법
뉴욕 호스트 방문 창업자들이 호스트 집을 직접 방문해 프로 사진을 촬영 직접 노동
프랑스 도어투도어 2~3인 팀이 파티·전단·직접 모집 → Facebook 광고 대비 CPA 5배 효율 직접 노동
Craigslist 호스트 이메일 수집 외부 블로거(Dave Gooden) 조사 기준 공급 측 6만 명 확보에 기여 외부 분석·의혹 제기
“In Airbnb’s case, these consisted of going door to door in New York, recruiting new users and helping existing ones improve their listings.”Paul Graham, ‘Do Things That Don’t Scale’ 에세이 원문

네 번째 항목(이메일 수집)은 Airbnb가 인정한 사실이 아니라 외부 블로거의 조사입니다. 지금 같은 방식을 쓰면 개인정보보호법과 스팸 규제에 걸립니다 — 전술로 따라 하면 안 됩니다.

세 번째 항목의 숫자가 실무적으로 가장 유용하다. 직접 만나서 모은 고객의 획득비용이 광고 대비 5분의 1이었다. 초기에는 광고가 아니라 발이 더 싸다는 뜻이다.

세 사례의 공통 구조

토스 Notion Airbnb
지금 사업 = 처음 사업? 아니다 (9번째) 아니다 (피벗 + 전면 재작성) 아니다 (콘퍼런스 숙박 → 일반)
바닥 시점의 행동 수익 모델 교체 인원 정리 + 저비용 도시 이전 시리얼 판매 + 카드 부채
버틴 자금 출처 투자 가족 대여 $150K 시리얼 $30K + YC $20K
첫 사용자 확보 티저 페이지 + 트위터 Product Hunt + 직접 응대 호스트 집 직접 방문
검증 비용 2일 / 1만원 거실 매트리스 3개

여기서 배울 것

기술 —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제품 없이 수요를 측정하는 기술. 토스는 티저 페이지 하나로 3일에 2,000명의 의사를 확인했다. 랜딩페이지 + 신청 폼 + 유입 채널 하나면 된다. 그리고 건당 손익을 계산하는 기술 — 토스의 AMPU -2,700원처럼, 고객 한 명당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알아야 성장이 약인지 독인지 판단할 수 있다.
자세 —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스케일하지 않는 일을 직접 하는 자세. Airbnb 창업자들은 호스트 집을 찾아가 사진을 찍었고, Zhao는 Twitter에서 사용자에게 직접 답했다. 초기에는 이 방식이 광고보다 싸고(CPA 5배 차이) 정보가 훨씬 많다. 그리고 버린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자세 — Notion은 만든 코드를 전부 폐기했다.
마인드 —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지금 하는 것이 마지막 아이템이 아닐 수 있다고 믿는 것. 8번 실패한 뒤 9번째가 되는 사업도 있다. 반대로, 실패한 8번이 낭비였다고 믿지 않는 것 — 토스의 2일·1만원 검증법은 앞선 실패에서 나온 학습이다. 실패의 가치는 다음 시도의 검증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성공 이유 — 정리하면
① 제품을 만들기 전에 반응을 측정했다. ② 건당 손익이 깨진 것을 발견하면 성장이 아니라 구조를 고쳤다. ③ 자금이 바닥났을 때 규모를 줄이고 비용을 낮춘 뒤 버텼다(교토 이전, 2인 축소). ④ 첫 사용자 100명은 자동화가 아니라 직접 노동으로 만들었다. ⑤ 새로운 것을 할 때 규제 해석에 드는 시간을 사업 계획에 포함했다.
따라 하면 안 되는 것
Airbnb의 Craigslist 이메일 수집 방식은 지금 한국에서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오래된 성장 사례에는 당시엔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법인 전술이 섞여 있다. 사례를 읽을 때 당시의 규제 환경을 같이 확인해야 한다.
출처

  1. Paul Graham — Do Things That Don’t Scale: paulgraham.com/ds.html (1차 자료)
  2. CNBC (2020.11.17) — Airbnb 라면 수익성 관련 보도
  3. CNBC (2023.4.18) — Chesky 시리얼 관련 인터뷰
  4. Boston University Business Review — The Making of Airbnb
  5. Sequoia Capital — Notion Spotlight (Notion 투자사, 이해관계 있음)
  6. Forbes (2024.4) — Notion 관련 취재
  7. 데일리CNC — 『유난한 도전』 기반 리뷰 기사 (책 정리, 취재 아님)
  8. 아주경제 (2019.1.16) — 토스 규제 타임라인 취재
  9. 오피니언뉴스 — 토스 실적 보도

Airbnb 시리얼 조달액은 출처에 따라 3만 달러 또는 4만 달러로 엇갈리며, 3만 달러 표기가 다수입니다. Notion과 토스의 일부 상세 서술은 투자사 자료 또는 회사 공인 서적 기반이므로 독립 취재가 아닙니다.

댓글 남기기